진료실에 앉아 있는 동안에도 피부가 따갑다고 하셨습니다. 콜린성 두드러기로 치료를 받아온 분입니다. 격하게 운동하면 피부에 발진이 올라오지만, 그보다 약한 열감에는 눈에 보이는 변화 없이 따갑기만 할 때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추위를 많이 탑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몸이 매트에 닿는 부분만 조금 따뜻해지는데, 다른 곳은 여전히 추워도 그 작은 온기에 피부가 아프다고 하셨습니다. 이 분에게는 더운 곳을 피하라는 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불편이 있었습니다.
약이 잘 듣는지는 모르겠지만, 끊기는 두렵습니다
항히스타민제를 매일 두 번 복용하고 주사 치료도 받고 계셨습니다. 치료를 시작했을 때보다 조금 덜한 것 같기는 하지만, 약 덕분인지 날씨가 선선해져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복용량을 늘려도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약을 중단하는 것은 불안했습니다. 먹는 면역억제제에서 주사제로 바꾸던 시기에, 하루 종일 거의 움직이지 못할 만큼 증상이 심해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힘든데, 약을 끊었다가 그때처럼 될까 봐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면역을 억제한다면서, 왜 다시 튼튼하게 하나요?
환자분은 치료의 원리도 구체적으로 물으셨습니다. 특정 음식을 먹어서 생기는 알레르기처럼 피할 대상이 뚜렷한 것도 아닌데, 한약을 먹어 몸의 반응을 바꾼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궁금해하셨습니다. 과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면서 다시 면역을 튼튼하게 한다는 설명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두드러기는 피부의 비만세포가 활성화되어 히스타민 등의 물질을 내보내면서 나타납니다. 이 물질들이 피부 신경을 자극하면 가렵거나 따갑고, 혈관의 투과성이 높아져 주변 조직에 수분이 모이면 피부가 부풀어 오릅니다. 콜린성 두드러기에서는 운동이나 더운 환경처럼 체온이 오르고 땀이 나는 상황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국제 두드러기 진료지침
제가 말씀드린 면역 안정화의 목표는 작은 자극에도 쉽게 나타나는 반응을 줄이는 것입니다. 면역을 튼튼하게 한다는 말도 반응을 더 강하게 만들겠다는 뜻으로 쓰지 않습니다. 불안정한 면역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면역을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추위를 타는 몸에 청열하는 약을 써도 될까요?
청열하는 약을 설명하자 환자분이 다시 물으셨습니다.
“추위를 진짜 많이 타거든요.”
몸은 추운데 피부에 열이 조금 오르면 아픈 상황에서, 열을 내리는 약을 먹으면 더 추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셨습니다.
청열의 작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때 황금이라는 약재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황금 추출물과 바이칼레인 등의 성분은 세포·동물 연구에서 비만세포의 탈과립과 히스타민 분비를 억제했습니다. 탈과립은 비만세포가 활성화되어 안에 저장한 히스타민 등의 물질을 내보내는 과정입니다. 즉, 두드러기 반응의 앞단계에 있는 비만세포의 활성화와 분비 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입니다. 황금과 비만세포에 관한 실험 연구
항히스타민제가 이미 분비된 히스타민의 작용을 막는다면, 이 연구에서 관찰한 황금의 작용은 히스타민이 분비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제가 청열 치료로 줄이려는 것도 피부에서 반복되는 이런 과도한 반응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병적으로 과해진 부분을 줄이는 것을 사한다고 하고, 약한 기능을 돕는 것을 보한다고 합니다. 이 분에게는 피부의 열감과 따가움을 완화하는 방향과, 평소 추위를 많이 타고 소화가 약한 몸을 돕는 방향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피부의 병적인 반응을 줄이면서 몸의 온기를 유지하는 기능은 보완하는 것, 그것이 보사입니다.
소화기를 보하는 것이 체질 개선과 어떻게 연결될까요?
평소 소화는 어떤지 여쭈니, 함께 오신 남편분이 소화제를 먹는 빈도가 일주일에 한두 번은 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환자분도 평소 체기가 있고, 심하게 체할 때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사를 못 할 정도였고 체중도 많이 적었습니다.
변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유산균을 챙겨 먹으면서 배변이 전보다 편해졌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고, 예전에 있던 손발 냉증은 몇 년에 걸쳐 체중이 늘면서 없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이 분의 소화기 치료에서는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기능과 장점막의 방어 기능을 보완해야 합니다.
장점막은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장 안의 세균과 그 성분 등이 몸 안으로 과도하게 넘어오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 장벽의 기능이 떨어지면 면역세포가 자극에 노출될 기회가 늘어납니다. 장점막과 비만세포는 서로 영향을 주며 장벽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장점막과 비만세포의 관계에 관한 연구
이 관계를 염두에 두고 소화기 치료를 함께 고려합니다. 식사를 편하게 하고 피부와 점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도록 돕는 것, 장점막의 방어 기능을 도와 면역계를 계속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을 줄이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사를 못 했다는 점도 소화기 치료에 반영할 부분입니다. 신경계와 소화기는 서로 영향을 주고, 신경 신호가 비만세포를 거쳐 장점막의 투과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실험 연구도 있습니다. 긴장할 때 식사가 얼마나 불편해지는지까지 살펴, 소화 불편과 신경의 예민함을 함께 다뤄야 합니다. 신경 신호·비만세포·장벽에 관한 연구
한의학적으로는 비위의 운화 기능을 보완하는 접근입니다. 운화는 음식물을 받아들여 기혈과 진액을 만들고 온몸에 보내는 기능을 말합니다. 이 기능이 약하면 피부를 기르고 몸의 온기를 유지하는 힘도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 한의학의 설명입니다. 이 분의 잦은 체기와 과거의 저체중, 추위를 많이 타는 상태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소화기를 보하고 따뜻하게 한다는 것은 이 기능이 원활해지도록 돕겠다는 뜻입니다. 피부가 따갑도록 열을 더 올리는 작용이 아닙니다. 음식에서 필요한 것을 받아들이고 몸의 온기를 유지하는 장부의 기능을 개선하고, 피부에서는 과도한 반응을 줄이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평소 약했던 기능을 보완해 자극에 덜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돕는 치료가 체질 개선입니다.
작은 온기에도 아픈 일상을 바꾸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저의 목표는 방 안에 앉아 있거나 잠자리에 누워 있을 때, 작은 온기 때문에 피부가 따갑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목표를 위해 비만세포의 과도한 반응을 줄이는 치료와 평소 약했던 소화 기능을 보완하는 치료를 함께 구성하려 합니다.